화웨이 회장의 반격 "기술이 우리를 생존케 만들 것"
트럼프를 위대한 대통령이라고 평가한 것이 논란을 불렀다는 지적에 "트럼프가 세율을 크게 낮춰 미국으로 하여금 100년의 경쟁력을 갖추도록 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트럼프가) 이 나라, 저 나라를 집적거리고 사람을 마구 체포하면 누구도 감히 투자하지 않을 것이고 감세 효과가 상쇄되면서 미국 경제는 결국 크게 추락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그런 점에서 트럼프는 미국 경제를 망가뜨릴 수 있는 양면성을 지녔다"고 말했다.
런 회장은 "시끄러운 몇몇 미국 정치인이 미국 사회를 대표하는 건 아니다"라며 "미국의 산업·기업·기술 부문은 우리를 굳건히 지지하고 더 큰 협력을 원한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그는 "화웨이는 5G(5세대) 통신장비를 전 세계에서 가장 잘 만들고 마이크로파 기술도 가장 앞서 있다"면서 "광섬유가 필요 없도록 하는 초광대역 기술인 이 둘을 결합해 기지국을 만들 수 있는 세계의 유일한 회사가 화웨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기술의 돌파가 화웨이에 많은 시장 기회를 주고 있고 생존할 수 있도록 한다"며 "외부에서 상상하는 것만큼 그렇게 걱정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지금의 어려움을 우리는 10년 전부터 예견했다"면서 "우리는 준비가 돼 있다"고 자신했다.
런 회장은 '기술 도둑질' 얘기가 나오자 "화웨이가 보유한 8만7805건의 특허 중 1만1152건의 핵심 특허는 미국에서 획득한 것"이라며 "우리의 특허는 미국의 정보 사회에도 가치가 있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군 출신, 공산당원이라는 배경이 부담되느냐는 한 기자의 물음에는 "서양인들이 신을 믿지만 석탄으로 가는 기차를 발명했듯 공산당원이라고 비즈니스 하지 말라는 법이 없다"고 말했다.
캐나다에서 가택연금 중인 딸 멍완저우 부회장 얘기가 나오자 그는 "아버지로서 중국 정부의 보호 조치와 사회 각계의 관심 및 지지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런 회장은 "딸과 자주 통화하면서 농담도 주고받는데 딸은 굳건하다"고 했다.
그러나 서구의 '반(反)화웨이' 기류는 갈수록 확산되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옥스퍼드대 컴퓨터학과는 앞으로 최소 3~6개월간 화웨이가 제공하는 어떤 형태의 금전적 기부도 받지 않기로 했다. 독일 정부는 5G 이동통신망 구축 사업에서 화웨이를 배제하는 것을 검토 중이라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앞서 미 법무부는 미국 기업의 첨단기술을 탈취한 혐의로 화웨이를 기소할 방침이며, 미 의회는 화웨이 등에 대해 미국산 반도체 등 부품 공급을 금지하는 법안을 발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