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v.media.daum.net/v/20171226181611967
아무도 존경할 사람이 없고 의지할 사람이 없이 머문다는 것은 괴로움이다
고정희 시인이 1991년에 쓴 <예수 전상서>를 꺼내 읽습니다. 아프지 않은 사람들이 괴물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시장 상품 인간이 되기를 거부하고 쓸모 있는 실업을 할 권리”를 주장하라는 이반 일리치의 명료한 글보다 우물에 비친 자기 모습이 싫어서 우물가를 돌아 나오는 소년 윤동주, “아 이 지나친 시련, 지나친 피로, 나는 성내지 말아야 한다’는 청년 윤동주의 마음이 위로가 되는 시간입니다.
예수는 이주노동자인 요셉과 마리아가 호적을 만들려고 고향으로 돌아가는 여행길, 아니 피난길에 마구간에서 태어난 아기였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성탄 전야 미사강론에서 신은 “종종 알아볼 수 없는 모습으로 우리가 사는 곳을 걸어다니고 우리의 버스를 타고 문을 두드리는, 환영받지 못하는 방문자 안에 계신다”면서 이 땅에 쉴 곳이 없다고 느끼는 사람이 없도록, 난민과 이민자에게 관용을 베풀라고 강론하셨다고 합니다. 산타클로스의 고장 핀란드에서 발신한 메시지는 “외로운 이들을 생각하자. 사람이 사람에게 가장 큰 도움이 된다”는 말이었다고 합니다.
올해 2017년 11월, 세계의 과학자들 1만5천여명이 ‘인류에 대한 세계 과학자들의 두번째 경고'(World Scientists' Warning to Humanity)를 하였습니다. 그간 포유류, 파충류, 양서류, 조류, 어류의 개체 수는 29% 감소했으며, 온실가스 증가, 개간, 대량 사육 등으로 인해 종 다양성이 급격하게 줄어들었고 지난 5억여년간 지구에서 일어난 다섯 차례의 대멸종에 이어 ‘제6차 대멸종'이 진행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어떤 말들이 노래가 되는지, 어떤 말들이 기도가 되는지 물으며 여행을 떠나야 할 것 같습니다. 아니, 푹 쉬어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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