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news.v.daum.net/v/20190126140013123
'손혜원 투기 의혹' 목포 만호동·유달동의 번영과 쇠락/개항 이후 1980년대까지 최고의 동네/1990년대 이후 쇠락했으나 화려한 부활 꿈꿔
“지금부터 사십 년 내지 오십 년 전에도 여기가 평당 300만원이 갔어.…그 뒤로는 1000만 원 넘게 갔지.…그란데 지금은 내가 생각할 때 평당 한 500, 600만원 줄란가. 여기는 옛날에 저런 집은 내놓지를 않았어. 암거래가 되었어. 내놓으면 (거래를 할려는 사람들이 몰려들어) 성가신게 몰래하고 그랬지. 지금은 내놔도 일년 있어야 팔릴동 말동해.”
목포 근대역사문화공간 주민들이 투기 의혹을 바라보는 심정이 복잡한 것은 이런 화려했던 시절의 기억과 쇠락한 현실의 괴리에서 오는 것은 아닐까. 만호동·유달동은 해방 직후만 해도 서울, 부산, 대구, 인천과 함께 5대 도시로 손꼽힌 목포의 중심지였다. 그러나 1990년대 들어 급격히 쇠퇴했고, 지금은 ‘구도심’으로만 남아 있다.
목포는 19세기 말 부산, 원산, 인천에 이어 4번째로 개항장이 설치된 도시였다. 만호동에는 일본인들이 주로 거주해 목포에서 가장 빨리 상·하수도 설비, 가로등 등 전기시설이 정비됐다. 지금도 이 때 조성된 일제강점기의 건물과 토지구획 형태를 확인할 수 있다. 옛날의 일본영사관, 동양척식회사 지점, 호남은행, 화신연쇄점 등이 그것이다.
해방 이후 일본인들이 물러간 빈 자리는 ‘목포 드림’을 꿈꾸며 이 곳으로 이주한 신안, 영암, 강진, 진도 등 인근 지역의 사람들이 채웠다. 박물관 조사 당시를 기준으로 40∼50대 이상의 만호동·유달동 주민 중 목포 토박이라고 할 수 있는 이들이 많지 않은 것도 이 때문이다. 일제강점기 이래 많은 사람들이 모여들면서 주요 기관들도 자리를 잡았다. 경찰서, 시청, 소방서, 은행, 호텔, 대형상가 등이 그것이다.
만호동·유달동은 지리적 이점, 편리한 교통을 강점으로 물산 집산지가 되었기 때문에 번영했다. 여객선 터미널에 인근 지역의 배가 모였고, 활발한 상거래도 이뤄졌다. 목포가 아닌 다른 지역으로 물품이 유통될 때도 이 곳을 거쳤다. 이를 대표적으로 보여줬던 게 해산물 상가다. 예전에 비해 많이 줄어들기는 했으나 만호동에는 해산물을 취급하는 상권이 여전히 형성되어 있다.
“목포의 1번지라고 하는 그런 관문이고…여객선터미널이 통합되기 전에 영해잔교, 대흥잔교, 또 조양잔교 그런 여객선 닿는 부두가 있었어요. …번화해 가지고 이쪽의 물동량도 제일 많았고….”
만호동에서 상가를 운영하는 이병길씨(44년생)의 말이다.
만호동·유달동의 번영은 1990년대 들면서 꺾이기 시작했다. 하당을 비롯한 신도심이 건설되면 행정기관이 이동했고, 상권은 쪼그라들었다. 육로교통이 발달함에 따라 강점이던 해상 운송도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신도심에 아파트가 건설되면서 주거 공간도 바뀌어 갔다.
보고서는 “매년 인구가 줄어들고 있다. 신도심이 생기면서 빠져나갈 사람들은 이미 빠져나간 상태이고 남은 사람들은 자력으로 다른 곳으로 옮겨갈 여력이 없는 상태”라고 적었다. 만호동의 인구는 2005년 5351명이었으나 매년 3.5% 가량 줄어들면서 2009년에는 4610명이었다. “곳곳에는 노후화된 건물이 방치된 상태로 있어 안전상의 위험과 범죄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라고 한 것은 손 의원의 투기 의혹이 일면서 각종 언론에 보도된 이 지역의 상황과 다르지 않다. 상권의 타격도 컸다. 건어물 상회를 운영하는 조몽구씨(43년생)는 “예전에 장사될 때 같으면 날 새기전, 훤하기 전에 문을 열었다”며 “지금은 12시 넘어서야 처음 물건을 팔 때도 있다”고 악화된 사정을 전했다. 세탁소를 운영하는 소춘덕씨(47년생)은 “(세탁소를) 내놔도 나가지도 않고 우리가 안 살면 누가 살 수도 없고, 누가 살러 오겠냐“며 “젊은 사람들이 다 빠져나가니까 상권이 죽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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