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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충봉아부패병·부저병 매년 기승

Dahurian Birch 2017. 12. 14. 09:27

2010년 유엔환경계획(UNEP)은 뜬금없이 꿀벌에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는 내용으로 12쪽짜리 짧은 보고서를 발표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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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벌의 주식인 꿀을 가져오는 일벌이 ‘가출한’ 뒤 돌아오지 않아 여왕벌과 유충이 폐사하는 벌집군 붕괴 현상(CCD·Colony Collapse Disorder)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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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집군 붕괴 현상은 미국에서 2006년부터 본격화했다. 2년간 미국 내 양봉업체 중 29%가량이 CCD 발생을 보고했다. 해당 양봉업자가 기르던 꿀벌의 75%가 사라졌다. 원인을 모르니 해법도 없다. CCD는 여전히 미국과 유럽을 괴롭히고 있다.

꿀벌의 ‘먹거리 경제학’

유엔 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100대 농산물 생산량의 꿀벌 기여도는 71%에 육박한다. 당장 꿀벌이 없다면 100대 농산물의 생산량이 현재의 29% 수준으로 줄어든다.

사과, 양파, 당근의 꿀벌 기여도는 90%에 이른다. 견과류 가운데 아몬드의 경우 꿀벌 의존도가 100%다. 바이러스나 진드기 때문에 꿀벌 개체수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벌집군 붕괴 현상까지 겹치면 꿀벌 감소가 한층 빠르게 진행될 수밖에 없다.

 앨버트 아인슈타인이 “꿀벌이 사라진다면 인류도 4년 내 지구상에서 사라지게 될 것”이라고 말한 것도 과언은 아니다.

한국은 안심해도 될까

사과나 딸기 등 16개 농산물에 꿀벌이 기여하는 가치는 약 6조원 규모로 추정된다. 로열젤리 등 꿀벌의 직접 생산물 가치(3500억원)보다 17배 이상 높다. 수박, 멜론, 딸기 생산량에 꿀벌이 기여하는 비율은 80.0%로 나타났다. 사과는 68.7%로 해외 연구 결과보다 상대적으로 낮았다. 

그나마 다행은 아직 한국에선 벌집군 붕괴 현상에 다른 피해 보고가 없다. 다만 안심할 수는 없다. 다른 질병이 꿀벌을 지속적으로 위협하고 있다.

최근 한국에서는 법정 전염병인 ‘낭충봉아부패병’과 ‘부저병’이 큰 골칫거리도 떠올랐다. 낭충봉아부패병은 꿀벌 유충에 발생하는 바이러스성 전염병이다. 이 병에 걸리면 유충이 말라 죽는다. 

꿀벌의 유충을 썩게 만다는 부저병도 매년 기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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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들어서는 해외에서 유입된 외래종이 토종 꿀벌의 생태계를 위협하고 있다. 지난해 외래종인 작은벌집딱정벌레가 국내에서 처음 발견됐다. 남아프리카가 원산지인 이 곤충은 벌집에 기생하면서 벌집과 알을 갉아먹는다. 먹이인 꿀까지 부패시켜 꿀벌이 살 수 없게 만든다. 

2003년 국내에 유입돼 전국으로 확산한 등검은말벌도 위협적이다. 등검은말벌의 주식이 꿀벌이다. 먹이의 약 85% 정도를 꿀벌이 차지한다. 등검은말벌의 벌집 1개(3000∼5000마리)는 주변 꿀벌의 벌집 10개를 먹이로 삼아 공격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국내에서 2만2722개 농가가 양봉업에 종사한다. 이들이 사육하는 벌집은 215만5180개로 집계됐다. 

https://www.msn.com/ko-kr/money/topstories/and-경제인사이드-지구촌-꿀벌-실종사건…-벌벌-떠는-인류/ar-BBGHX6E?ocid=spartandh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