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돈, 초미세먼지

“바보야, 문제는 ‘필터’야” 차량 안 초미세먼지

Dahurian Birch 2019. 3. 8. 21:43

https://news.naver.com/main/ranking/read.nhn?mid=etc&sid1=111&rankingType=popular_day&oid=020&aid=0003203208&date=20190308&type=1&rankingSectionId=102&rankingSeq=2

● “내기 순환은 위험”

7일 오후 기자는 서울 종로구 광화문 일대에서 차량을 몰면서 어떻게 할 때 실내 초미세먼지가 가장 낮아지는지 측정했다. 이번 실험은 자동차 수리 관련 스타트업 ‘카닥’의 이준노 대표의 자문을 받았다. 이 대표는 2011년부터 차량과 공기청정기 관련 글을 써온 유명 블로거다. 실험 차량은 2016년 아반테로, 기자를 포함해 2명이 탑승했다.

실험 전 차량 창문을 모두 열어 외부와 차량 내 초미세먼지(PM2.5) 농도를 같게 했다. 이날 종로구의 하루 평균 초미세먼지 농도는 ㎥당 35μg(마이크로그램·1μg은 100만분의 1g)으로 ‘보통’ 수준이었다. 하지만 광화문 일대는 차량 통행이 많다보니 초미세먼지 농도가 66~92μg 사이를 오르락내리락했다. 측정기기는 한국환경공단 등 정부 기관에서 쓰는 미국 TSI사의 ‘더스트 트랙 8530’을 사용했다.

먼저 창문을 닫고 외부 공기를 완전히 차단하는 ‘내기 순환 모드’로 주행했다. 13분 만에 초미세먼지 농도는 ‘보통’ 수준인 29μg로 떨어졌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가급적 내기 순환 모드를 사용하지 않기를 권한다. 사람이 호흡하면서 내뿜는 이산화탄소나 휘발성유기화합물(VOCs) 등 다른 오염물질이 비좁은 차량 안에 차곡차곡 쌓이기 때문이다.

이번 주 내내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을 정도로 둔감한 기자가 느끼기에도 차량 공기가 갑갑했다. 차량에서 외부 공기의 유입을 차단하면 탑승자가 1명일 땐 약 30분, 3명일 땐 약 10분 정도가 지나면 이산화탄소 농도가 위험 수준까지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상태로 오랫동안 운전하면 졸음운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

● “바보야, 문제는 ‘필터’야”

차량 공기순환 방식을 ‘외기 유입 모드’로 바꿨다. 이렇게 되면 차량 에어컨 필터로 걸러진 외부 공기가 실내로 들어온다. 주행 시작 약 5분이 지나자 초미세먼지 농도는 51μg을 나타냈다. 내기 순환 모드 때보다 초미세먼지 농도가 덜 떨어졌다. 시간이 지나도 수치는 더 떨어지지 않았다.

하지만 필터로 교체하자 결과가 달라졌다. 필터는 소모품이라 통상 6개월마다 바꿔줘야 한다. 차량 제조사에서 만든 순정필터 1개와 시중에 판매되는 호환 제품 2개를 준비했다. 3개 필터 모두 순식간에 초미세먼지 농도가 ‘좋음(㎥당 15μg 이하)’으로 낮아졌다. 1~2분가량 지나자 농도는 한 자릿수까지 떨어졌다.

순정필터 장착 시 순간 최저 농도는 5μg였다. A사 필터의 순간 최저 농도는 3μg으로 사실상 차이가 없었다. A사 필터는 초미세먼지는 90% 이상, 이보다 입자 크기가 작은 PM0.3은 85% 이상 제거한다고 적혀 있었다. B사 필터는 이보다 성능이 더 좋았다. 초미세먼지 농도가 0μg까지 내려간 뒤 계속 유지됐다. B사 필터는 고급 가정용 공기청정기에서 사용하는 ‘헤파필터’를 사용해 PM0.3을 98% 이상 제거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결국 차량 실내를 초미세먼지로부터 지키려면 차량 공기순환 방식을 외기 유입 모드로 유지하되 필터 수명이 다하기 전 주기적으로 필터를 교체해줘야 한다. 단 필터 선택 시 미세머지 제거 효율을 꼼꼼히 따져볼 필요가 있다. 시중에 판매되는 필터의 미세먼지 제거 효율 표시 방식은 제각각이었다. ‘95% 제거 효율’이라고 적혀 있어도 그 대상이 PM10(미세먼지)이냐, PM2.5(초미세먼지)냐에 따라 저감 효과가 천차만별이다. 더 작은 입자를 걸러낼수록 필터 효과가 우수하다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