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을 다시 본다

Dahurian Birch 2018. 4. 9. 20:44

http://v.media.daum.net/v/20180409110514918

베트남은 아직 가난하지만 결코 작은 나라가 아니다. 땅은 남한의 3배이고 인구는 9500만 명이다. 남북의 길이가 1600㎞이고, 남중국해를 맞대고 있는 해안선이 3200㎞나 된다. 말라카 해협을 통해 인도양으로 연결되는 동중국해의 전략적 요충지다.


미국은 팽창하는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서, 또 남중국해의 제해권을 중국에 빼앗기지 않기 위해 ‘부강한 베트남’을 원할 것이다. 반면 중국은 아시아 지역 패권 확보에 부담이 될 정도로 베트남의 경제력과 군사력이 커지는 것을 원치 않을 것이다.


한국과 베트남은 안보 전략상 직접적 이해관계는 약하지만, 경제 파트너 국가로서 그 가치는 크다. 한국은 베트남에 570억 달러를 투자한 직접투자 1위 국가이다. 전자 철강 섬유 등 5500개 업체가 베트남에 진출했다. 이런 맥락에서 볼 때, 얼마 전 문재인 대통령이 베트남을 방문하면서 ‘신남방정책의 교두보’를 선언한 것은 큰 의미가 있어 보인다.

한국은 베트남 전쟁 때 파병했던 게 부담인데, 베트남 사람들은 한국 파병에 대한 한(恨) 같은 게 없는 것 같다. 베트남 사람들에겐 톨레랑스(관용정신)가 있고, 그게 이 나라의 큰 장점이다. 그 관대함은 어디서 오는 것일까. 지난 세기 베트남이 치른 전쟁에서 식민 지배국이었던 프랑스에 이겼고, 미국에 이겼고, 중국에 이겼다. 식민지 콤플렉스가 거의 없다. 따라서 한국이 너무 부담 갖지 않아도 될 것 같다. 그보다는 경제와 문화 협력으로 이런 부담을 뛰어넘는 게 중요하다. 한국은 베트남 사람들의 선망의 대상이다. 국토와 인구가 작은 한국이 경제적으로 잘 산다. 한국으로부터 안보 위협을 느끼지도 않는다. 한국을 중국보다 편안한 협력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 나라로 본다.


베트남은 문화적으로 한국과 상통한다. 같은 유교 문화권이고 한자를 쓴다는 점에서 코드가 맞다. 베트남 노동자들과 일해 보면 매우 평화적으로 활동한다. 기업으로서는 사업하기 썩 좋은 곳이다. 싼 임금만 이용할 생각을 하지 말고 높은 차원에서 윈윈(win-win)하는 접근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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