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news.v.daum.net/v/20181020030522023
나와 다른 생각은 전부 틀리다고 우기는 꼰대" 소리는 듣지 않았을 것이다.
이런 부류의 사람들을 위해 처세의 달인들이 내리는 처방이 '셀프 디스', 자기 낮춤이다. 남을 웃길 때 자신을 제물로 삼으면 십중팔구 성공하고, 새치기로 대화의 질서를 깨선 안 되며, 말을 독점해 적(敵)을 만들지 말라는 것이다. 이를 어기면 자기주장이 아무리 훌륭해도 상대의 마음을 얻을 수 없다.
그런 점에서 백종원씨는 영리하다. 황교익씨가 그의 음식은 설탕 범벅이라고 질타했을 때, 백씨는 "당연한 지적이다. 내 음식이 세발자전거라면 셰프들은 사이클 선수"라고 몸을 낮췄다. 토론 패널로 신망을 얻은 정치학자 홍성걸의 화법도 비슷하다. 그는 상대가 자신의 의견을 거칠게 반박해도 "정말 중요한 지적" "깊이 공감한다"며 한발 물러난 뒤 재반박을 이어간다. 북한 김정은 위원장이 살인마 대신 '쿨'한 신세대 이미지를 얻은 것도 따지고 보면 셀프 디스 덕이다. "우리 교통이 불비해서" "발전된 나라들에 비하면 우리는 초라해" 같은 발언이 그를 예의 바른 지도자급으로 격상시켰다.
교황이 평양 땅에 엎드려 입을 맞춘다고 해서 북한이 당장 핵을 포기하는 기적은 일어나지 않는다. 셀프 디스에 '밀당'에도 능해서 상대가 바짓가랑이 붙잡고 읍소하게 만드는 북의 외교술을 볼 때마다 가슴이 섬뜩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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