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표

‘국민 횟감’ 광어의 몰락

Dahurian Birch 2019. 3. 5. 09:22

https://news.naver.com/main/ranking/read.nhn?mid=etc&sid1=111&rankingType=popular_day&oid=028&aid=0002445235&date=20190305&type=1&rankingSectionId=102&rankingSeq=1

김병덕(60)씨는 강원도 강릉시 화력발전소 인근에서 넙치류 양식장을 운영하고 있다. 그가 키우는 광어와 도다리는 30만 마리다. 가로·세로 8m 규모의 정사각형 수조 50개가 이들 생선의 삶터다. 수조에는 20㎏짜리 사료 10포대가 매일 뿌려진다. 하루 200㎏의 양이다. 사료는 1포대 당 5만원으로, 한달에 사룟값만 1500만원이 든다. 생선을 키우기 위해선 사료만 필요한 것이 아니다. 모터로 24시간 바닷물을 끌어다 써야한다. 한달 전기요금으로 800만원이 나온다. 통상 광어를 출하하려면 14~16개월의 시간이 필요하다. 출하 때까지 먹이를 주고 바닷물을 갈아주는 일을 거를 순 없다. 김씨는 “광어 1㎏당 생산원가는 1만2천원”이라고 설명했다. 광어 치어를 사오는 비용, 양식장에서 일하는 직원들에게 줘야할 인건비, 양식 도중 폐사하는 물량 등을 모두 따진 결과다.
제주 지역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수산업관측센터의 광어 수산관측 자료를 보면, 지난달 제주산 광어의 평균 출하가격은 1㎏당 8604원으로 1년 전 1만2369원에 견줘 30.4%나 떨어졌다. 이는 2005년 관련 통계를 내기 시작한 이래 2008년 12월 7526원, 2014년 9월 8천10원에 이어 역대 세번째로 낮은 수치다. 특히 출하가 지연되면서 2㎏ 이상 광어 가격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4.8%나 떨어진 1만1324원에 그쳤다. 이는 제주어류양식수협이 분석한 광어 1마리당 생산원가 1만1천원보다 2400원가량 낮아, 물고기를 팔아도 적자를 보는 셈이다. 역대 최저치를 기록한 2008년에는 사룟값과 인건비 등이 지금보다 낮아 ‘밑지는 장사’는 아니었다고 제주지역 양식업계는 입을 모은다.

최근 연어 수요는 전세계적으로 늘고 있다. 미국 타임지가 세계 ‘10대 슈퍼푸드’로 선정한 연어는 오메가3, 지방산(EPA, DHA)과 비타민 등의 함량이 높아 웰빙식품으로 각광받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의 2107년 10월 ‘국민 횟감 자리매김한 수입 연어, 안정적인 먹거리 차원 관리 필요’ 보고서를 보면, 2016년 세계 연어 교역 규모는 지난 수십년간 부동의 1위를 차지하던 새우를 넘어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