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육이 빠져나가는 것을 막고 탄탄하게 살을 찌우기 위한 방법은 제대로 된 단백질 섭취다. 단백질 섭취가 충분하지 못하면 근육 단백질이 분해되고 합성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 적당한 단백질 섭취로 신체와 근육의 기능, 악력, 근섬유량 등을 개선할 수 있다. 하지만 단백질을 잘 챙겨 먹는 고령자는 그리 많지 않다.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국내 65세 이상 남성 43.4%, 여성 66.2%는 단백질을 권장 섭취량보다 적게 섭취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단백질을 적게 섭취하는 데다 체내 흡수도 잘 안 되면 근육 손실은 더 빠르게 진행된다.
매년 근육 손실로 말라가는 고령자들은 단백질과 기타 영양분의 흡수율을 높여야 한다. 특히 근육 세포의 재료인 단백질 흡수에 신경 써야 한다. 이를 위해선 근육 손실을 막고 새로운 근육 세포를 만들어내는 필수 아미노산의 섭취율을 늘려야 한다. 동물성 단백질 속 필수 아미노산은 식물성 단백질보다 체내 흡수율이 떨어진다. 더욱이 콜레스테롤과 포화지방을 포함해 나이 들고 마른 사람들의 약한 속에 부담을 줄 수 있다.
◇발효콩, 발효 전보다 근육 형성에 중요한 류신 32.5배 높아
근육이 없고 마른 사람들을 위한 필수 아미노산은 '콩(대두)'에서 찾을 수 있다. 콩과(科) 식물 중 유일하게 8종(種) 필수 아미노산을 모두 포함하고 있다. 동물성 단백질에서 얻기 어려운 생리활성물질인 이소플라본, 안토시아닌, 올레인산, 리놀렌산, 비타민 A·B1·E, 식이섬유 등도 풍부하다.
콩을 발효하면 필수 아미노산을 비롯해 여러 유용성분이 더 많아진다. 정용진 계명대 식품가공학과 교수는 "소고기나 닭고기를 아무리 먹어도 팔다리가 앙상한 이유는 체내에 단백질 흡수가 잘 안 되기 때문"이라며 "흡수가 잘되는 단백질만이 몸 근육을 지킬 수 있다. 콩을 흡수가 잘되게 하는 핵심 공법이 바로 발효"라고 설명했다.
콩을 발효하면 약 200만 달톤(Da)인 거대 단백질 입자가 약 10만 달톤의 저분자로 분해된다. 단백질 입자 크기가 발효 전의 5%에 불과한 미세한 아미노산 분자가 된다. 이에 따라 8종 필수 아미노산 함유량이 생콩보다 평균 10.5배 높아진다. 특히 근육을 만드는 데 대표적인 세 가지 아미노산인 '류신' '아이소류신' '발린'의 함량도 많다. 살을 찌우는 데 가장 중요한 아미노산인 류신은 발효 전 콩보다 32.5배 높다. 단백질을 이루는 총 20여 종 아미노산 중 근육 형성에 가장 큰 도움이 된다. 지난 2012년 영국영약학저널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류신이 많이 든 단백질을 섭취한 노인은 그렇지 않은 노인보다 근육량이 더 많았다. 류신은 근육 단백질 합성(MPS)을 증대시켜 근육을 붙게 한다.
◇근육 만드는 영양분, 곡물발효 효소
체내 영양분 흡수력을 증대시키는 성분은 효소다. 소화에 필요한 효소가 체내에 부족하면 영양분 흡수 기능이 현저히 떨어진다. 나이 들수록 체내 효소는 고갈된다. 체내 효소 결핍은 대사 작용에도 영향을 준다. 음식을 먹어도 흡수가 안 되고, 여전히 영양소가 부족한 것이다. 효소는 보통 20대 때부터 줄어들어 80대에 들어서면 20대의 40분의 1로 감소한다고 알려졌다. 이는 나이 들수록 근육량이 감소해 몸에 힘이 빠져나가는 것과 관계가 깊다. 발효콩 단백질과 효소는 체내 영양 흡수 기능을 강화하는 데 시너지 효과를 낸다. 아미노산 흡수뿐 아니라 다른 영양분의 에너지 생성에도 도움을 준다.
근육 감소를 막기 위해서는 탄수화물 섭취도 필수다. 탄수화물이 부족하면 우리 몸은 저장된 단백질을 사용하기 때문에 체내 단백질량을 줄여 근육이 감소할 수 있다. 발효한 콩과 곡물 효소는 단백질에 더해 곡물 탄수화물도 풍부하게 함유하고 있다.
수분 섭취도 중요하다. 나이가 들면 체내 수분 함유량은 감소한다. 수분은 근육 형성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남성 고령자는 하루 2100㎖, 여성 고령자는 1700㎖의 수분은 섭취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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