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의 수집과 기록에 관한 한 <사기>는 <역사>나 <펠로폰네소스 전쟁사>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우월하다. 왜 그런 차이가 생겼을까?
결정적 요인은 작업 환경의 차이였다. 헤로도토스와 투키디데스는 '민간인'으로서 혼자 힘으로 역사를 썼다. 반면 사마천은 국가의 역사 기록을 관리하는 '공무원'이었기 때문에 더없이 좋은 환경에서 일할 수 있었다. 역사가 중에서 비슷한 수준의 호사를 누린 사람은 토인비이다. 토인비는 런던 황립국제문제연구소의 연구부장으로 일하면서 <국제문제대관> 간행 사업에 장기간 참여한 덕분에 스무 개가 넘는 문명에 관한 정보를 체계적으로 수집할 수 있었다.
60-61쪽, 유시민, 역사의 역사, 돌베개, 1918
사마천은 역사기록은 관리하는 공무원이었지만 <사기>는 국가의 공식 역사서가 아닌 개인 저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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