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표

트럼프가 내년 출마하지 않을 경우

Dahurian Birch 2019. 3. 11. 22:50

https://news.v.daum.net/v/20190311214351020

김정은 두 번 만났으나 협상 실패 / 대북제재 해제, 의회 바늘구멍 / 멕시코장벽 예산 삭감에 좌절 / 트럼프 없으면 金은 누구 만나나

트럼프는 앞으로 어떻게 할까. 지난 대선 때 전임자들이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고 비난하면서 표를 얻었다. ‘로켓맨’을 만나 담판하겠다고 했다. 두 번이나 만났지만 빈손이다. 결과적으로 전임자들과 마찬가지이다. 북한이 핵과 미사일을 폐기하는 구체안을 내놓기 전에는 트럼프가 3차 회담에 나서지 않을 것이다. 김정은이 로드맵을 미리 제시할 리 없다. 그러니 두 사람이 다시 만날 가능성은 제로에 가깝다. 북한의 요구대로 유엔 안보리의 대북제재 결의를 해제하려면 트럼프가 국제사회를 설득해야 한다. 미국의 대북제재 조치를 해제하려면 최종 결정권을 쥔 상·하원을 설득해야 한다. 트럼프가 협상 결과물을 들고 의회에 가서 설명해야 하는데 민주당이 장악한 하원은 핵 전면 폐기 아니면 요지부동이다.

트럼프는 멕시코 국경 장벽 건설 예산 삭감을 보면서 하원을 감당하기 어렵다는 것을 깨달았다. 장벽은 그의 1호 공약이다. 최장기 정부 셧다운으로 배수진을 치며 밀어붙였지만 하원을 이기지 못했다. 비상사태를 선포해 맞불을 놓고 있지만 역부족이다. 2018년 중간선거에서 하원 다수당을 민주당에 내준 것은 자업자득이다. 하버드대 박사인 피터 나바로 국가무역위원장이 관세를 대폭 올리면 국가 수입이 늘고 노조 지지를 받게 돼 선거판에서 교두보를 구축할 수 있다고 했다. 그의 말대로 관세를 올렸더니 수입상품 가격 인상을 촉발했고, 중·하층 소비자들이 등을 돌렸다.

트럼프를 또 버겁게 하는 것은 대선 때 터진 러시아 공모 의혹이다. 오랫동안 함께 일했던 변호사 마이클 코언이 배신했다. 야당은 81곳의 자료를 요구하고, 대통령 측근 60명을 조사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트럼프가 “마녀사냥” “민주당=사회주의”라며 선동했지만 먹혀들지 알 수 없다.

이런 이유들 때문에 그가 2020년 대선에 출마할 열의가 식어가는 것으로 보인다. 내년이면 70대 중반이 된다. 골프장에 가는 것조차 국민들의 눈치를 봐야 한다. 패배를 싫어하는 그 앞에 놓인 게 대선 패배 예측이다. 블룸버그는 그의 재선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전망했다. WSJ NBC 여론조사 결과 응답자 48%가 차기 대선에서 민주당 후보에게 투표하겠다고 했다. 트럼프에게 투표하겠다는 응답은 41%였다. 민주당에 대권을 넘겨주고 특검 조사를 받고 재산을 빼앗기느니 공화당 후보를 밀어주고 면책특권을 보장받는 데 ‘올인’하고 싶을 것이다.

트럼프가 대선 출마를 접을 경우 가장 당혹스러운 사람은 누구일까. 김정은일 것이다. 이례적으로 미 대통령을 두 번이나 만났다. 새 대통령이 나오면 협상을 원점에서 해야 한다. 그러는 사이 북한 경제는 더욱 피폐해질 것이다. 문재인정부는 어떻게 될 것인가. 반대자들을 멀리하면 들을 말도 못 듣는다. 판이 깨질 상황까지 내다보고 대책을 세워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