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news.v.daum.net/v/20190323044338799
뒤늦게야 알았다. 오랜 시간 나를 괴롭혀온 ‘일찍 자고 늦게 일어나는’ 습관은 게으름의 징표도, 부끄러워할 문제도 아니었다. 월급쟁이 생활을 청산한 뒤에야 그 중요한 진실을 알았다는 게 얼마나 원통했는지 모른다. 지금 학자들은 잠이 통상의 휴식 차원을 넘어서는 우리 삶의 중대한 영역이라는 사실에 동의한다. 오직 잠을 자는 동안에만 우리 혈관계와 면역계, 피부, 간과 장기들은 새로운 세포를 만들어내므로. 오직 잠을 자는 동안에만 퐁퐁 솟는 성장 호르몬의 도움을 받아 키가 크고, 노화에 맞선 싸움이 진행되므로. 그리하여 어제도 ‘나이보다 훨씬 젊어 보인다’는 소리를 들은 건 다 숙면 덕분이다. 이토록 중요한 역할을 하는 수면 생체시계가 개인이나 연령에 따라 천차만별이건만, 이른 아침부터 시작되는 사회 시스템을 따라가느라 전 세계 30% 넘는 사람들이 매일 아침 좀비가 되어야 한다는 글을 읽을 때는 적잖은 연대감마저 느꼈다. 한술 더 떠서 우리 출판사의 저자이기도 한 신경생물학자 페터 슈포르크는 말했다. 문명인이라 자부하는 현대인이 하루바삐 뜯어고쳐야 할 게 바로 폭력적으로 운용되는 학생들의 등교 및 직장인의 출근 시간이라고. 그 목소리가 얼마나 또렷했던지, 유럽의 몇몇 학교가 등교 시간을 9시로 미루는 실험에 나섰다. 단지 그것만으로 학생들의 성적이 좋아지고 양호실에 들락거리는 횟수가 줄었으며 우울감을 호소하는 비율이 뚝 떨어졌다는 것이다. 이 결과에 고무돼 등교 시간을 조정하는 학교가 늘고, 기업들은 개인이 일할 시간을 선택하는 탄력근무제를 도입해 예상치 못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니, 얼마나 멋진 복음이란 말인가? 그래서 하는 말인데, 이제 우리 사회도 아침잠 많은 사람들의 인권 보호를 위해 발 벗고 나서야 할 때다. ‘전국레이트버드연대’ 같은 게 생긴다면 깃발 들고 앞장설 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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