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 혁명은 지식혁명이 아니었다. 무엇보다 무지의 혁명이었다.
오늘날의 과학은 지식의 전통으로서는 독특하다. 가장 중요한 질문들에 대한 집단적 무지를 공개적으로 인정한다는 점이 그렇다. 다윈은 스스로 생물학자의 대표를 자처하거나 생명의 수수께끼를 최종적으로 해결했다고 주장하지 않았다. 물리학자들도 무엇이 빅뱅을 일으켰는지, 양자역학과 성대성이론을 어떻게 조화시킬 것인지 모른다고 인정한다.
현대 과학은 무지를 기꺼이 받아들인 덕분에 기존의 어떤 전통 지식보다 더 역동적이고 유연하며 탐구적이다. 덕분에 우리는 세계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이해하는 능력과 새로운 기술을 발명할 역량이 크게 확대되었다.
356, 358-359쪽 유발 하라리, 사피엔스, 감영사,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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